"사랑스런 사람 "하면 적지 않는 중국 동포들은 50년대의 "누가 가장 사랑스런 사람인가"란 글이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사랑스런 사람은 바로 우리 신변에 있는 사람-KCNTV한중방송의 "아나운서 삼총사 이야기" 멤버이고 "한민족신문"의 독실한 애독자이며 참여자인 김보옥씨이다.
내가 김보옥씨와 다시 연락이 닿은 것은 2015년 봄이었다. "이화실 맞죠. 저는 김보옥입니다" 어느날 느닷없이 이런 문자가 날아왔다. "
엥?
목릉의 그 언니?" 나는 즉석에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하는 상대방의 첫마디에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김보옥임을 기쁘게 확인했다.
내가 광진구의 한 가정집에서 일하고 있는 걸 알게 된 보옥언니는 급기야 떡을 사 들고 찾아왔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다 보니 할 말도 많았건만 보옥언니는 나한테 KBS라디오 한민족방송 청취방법부터 급급히 가르켜 주었다.
"직업병"이 몸에 배인 보옥언니를 보면서 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가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원 흑룡강성 목릉현방송국 아나운서인 보옥언니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처음 만날 때부터 무던하고 믿음직한 언니라는 인상을 주었다. 비록 한 직장은 아니지만 사업상 관계로 일년에 두세번은 만났었는데 92년도에 그가 요녕성 반금시로 전근하는 바람에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될 줄이야!
그는 원 오상시 방송국 아나운서인 방예금씨가 나의 연락처를 알려 준 덕분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두달 후. 보옥언니로부터 중요한 메시지를 받았다. 원 계동현방송국의 주정선생님이 한국에 오셨는데 귀국하기전 한국에 있는 원 방송 지인들과 만나자는 제안이었다.
7월11일. 대림동에 있는 한민족신문사에서 원 방송계통의 지인 7명이 모였는데 나는 비로소 전길운 사장님이 한민족신문사를 꾸리고 한국에서 최초로 한중방송도 꾸린 재한 동포란걸 알았다.
점심 식사 후 전사장님의 제안으로 김보옥, 윤순자와 나는 녹음실에 들어가 마이크 앞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나운서 삼총사의 이야기"로 편집되어 방송에 나갈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던 한국에서의 방송생활은 이렇게 첫 스타트를 뗐다. 제2의 방송생활을 하게끔 가교역할을 해준 보옥언니가 보약같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한중방송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나의 시야는 점차 넓어지고 삶이 충실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8 세계여성의 날"에는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진행하는 기념행사에, 9월 24일은 서울 시청 신청사에서 있었던 "지금은 마을 라디오시대" 공개방송에 출연했는데 매번 행사 때마다 윤순자씨와 나의 의상은 어김없이 보옥언니가 챙겨 주었다. "한중방송"의 왕애청자인 그는 주변에 문학 애호가들만 발견하면 한중방송의 일원으로 이끄는데 그의 노력으로 "한중방송" 참여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민족음악동호회 회원인 보옥언니는 올해 71세다. 하지만 그는 제집 살림하듯 활동실을 관리하고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는 뒤바라지를 당연한 직책으로 여기고 있다.
매번 활동이 끝나면 언제나 남아서 활동실 정리를 끝낸 후에야 자리를 뜨는 그는 창고 관리에서부터 단체복장 일일이 챙겨주기, 회원들의 애로점을 성심껏 도와주기, 심지어 남편까지 동원하여 동호회 행사 현황을 동영상까지 찍어주는 천사의 마음을 가진 사랑스런 사람이다.
나는 이렇듯 사랑스런 사람과 더불어 한중방송에서 활동하고 있음으로 하여 뿌듯한 긍지를 가진다.
/이화실 기자 |